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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막힌 증권계 “애널리스트 책상 빼”

박성우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2-18 10:40

“애널리스트가 증시의 꽃으로 대우받던 시절은 다 지나간 것 같습니다.”

최근 증권업계가 경기침체에 따른 증시 거래량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 한파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애널리스트가 고비용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속한 리서치센터는 비용절감의 표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미 몇몇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의 수장들과 담당자들은 회사를 떠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증권가에는 재계약 시즌인 3~4월을 앞두고 대대적인 칼바람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습니다.

A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인 분위기는 1997년 IMF 이상으로 어려운 상태”라며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연봉이 높지만, 계약직 신분인 경우가 많아 회사 입장에선 구조조정 효과가 가장 큰 직군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젊은 애널리스트의 경우 이미 삼성이나 현대차 등 대기업으로 이직했고 나머지는 사실상 버티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증권업계는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이 급감했고 온라인 거래가 확대되면서 지점 영업창구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만 해도 전체 주식거래대금이 10조원대에 육박했으나, 거래량이 점차 줄면서 12일 주식대금은 4조원대 중반까지 빠졌습니다. 물론 대형 증권사는 어느 정도 이익을 유지하며 버티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자본금을 까먹는 자본잠식 상태까지 내몰린 상황입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정규직의 경우 지점에 가서 앉아있어도 정년까지 보장을 받지만, 애널리스트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는 게 사실”이라며 “최근 내부적으로 해외출장에 계약직 애널리스트를 제외한 일이 발생하면서, 정규직 노조와 애널리스트 간의 갈등이 있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을 활용하는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현찰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형 증권사의 경우 시장의 어려움을 틈타 스타성 애널리스트를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싼 인력 한명보다는 싼 인력 여러 명이 필요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일부 중소형사에서는 스타성 인력을 내보내는 대신 주니어급 애널리스트를 보강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이 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애널리스트들도 있는데요, C증권사 센터장은 “안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증권사들이 있다”며 “자금 여력이 안 되는 증권사 입장에서 보면, 요즘 같은 민감한 시기에 사람을 빼간다는 것은 ‘너 죽고 나 살자’식의 행동으로 상도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애널리스트는 젊은 나이에도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어 선호직업 1순위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한 ‘직업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는 100위에 불과했습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정이 어렵다 보니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근무 강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요즘 동료끼리 만나면 이직이 최대 이슈가 된 지 오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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